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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위로하려다 되려 위로받은 사연

육아일기/초보아빠 : 일상

by 은벼리파파 2011. 3.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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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의 업무를 마감하고 퇴근한 금요일 저녁...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합니다. 생각한 일들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때...
왠지모를 답답함에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하지요~ 
뭔가 뻥~~~하고 뚫리는 기분이 들어야 하는데...^^;

사무실 본사이전과 함께 이사문제로 머리가 복잡합니다.
아내와 의견충돌도 가끔 있구요.
이사문제로 하루종일 생각하고, 고민하다...
퇴근길에는 너무 생각에 빠진 나머지 신호바뀐줄 모르고 있다가...
뒷차들의 경적 세레를 받았지요~ㅋ

집에 와서 괜시리 아내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그냥~ 신랑이 짜증이 많이 났나보다하고 넘어가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이기적으로 해봅니다.
저는 그냥 제기분에...아내는 저의 경상도 특유의 틱틱거리는 한마디에 서로가 냉랭했지요.^^;
이런 분위기를 눈치 챈것인지 딸아이가 재롱을 피웁니다.
무슨노래인지도 모르는 노래도 부르고, 밥도 잘먹는군요~

"별아~ 이따가 치킨 먹을까?"
"응~"

아내의 눈이 매섭습니다.
애써 아내의 매서운 눈길을 외면한채 딸아이를 꼬득여 치킨을 먹는데 성공했습니다.
마음은...일주일동안 유치원에서 적응하느라 고생한 딸아이를 위하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야밤에 치킨이 먹고싶은 아빠가 되버렸어요.
저녁상을 물리고 애서 아무렇지도 않은듯 습관처럼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딸아이가 달려와 조용히 한마디를 건넵니다.

"아빠~ 힘.내.세.요."
"아빠? 힘 안빠졌는데...괜찮아~"
"그러면~ 힘빠지면 힘내면 되잖아~"
"힘.내.세.요~"

내심 아내는 제 뒷모습이 마음에 걸렸나봐요~ 딸아이에게 살짝 귀뜸(?)을 해준 모양입니다.
아빠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 딸아이는 계속해서 노래와 율동을 선보이는군요.
아마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와 율동인가봐요~
일주일만에 어렵게(?) 유치원에 적응한 딸아이가 대견스러워 위로해주고 응원해주려 했는데...
되려 아빠가 위로를 받은 모양새입니다.^^
그런 딸아이가 예뻐서 카메라를 들이댔지요.ㅋ
머리띠까지 바꿔가며 열심히 포즈를 취해주더라구요~ㅋ
딸아이의 재롱에 푹 빠져있을때쯤...벨이 울리네요.

"아빠~ 치킨이야?"
"응~ 치킨 아저씨 왔나부다~"

치킨을 받아든 아이엄마가 거실 한가운데 상을 차려놓고는 욕실로 들어가 버립니다.
뭔가 답답한게 있는지 빨래를 하더라구요.
그저 좋아서 먹기 바쁜 아빠에 반해 딸아이는 욕실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엄마가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였어요.
엄마에게 몇번을 왔다갔다 하더니만...
닭다리 하나를 집어들고 열심히 먹습니다.
치킨을 먹는 동안에도 계속 욕실과 거실을 오고갑니다.
오랜만에 먹는 치킨이여서 일까요? 닭다리 하나를 너무 맛있게 먹더라구요.
치킨CF의 한장면 같지 않나요?..ㅋㅋ
또 딸바보 아빠의 모습이 나오는것 같습니다. 널리 이해해 주시길...^^;;;
그리고 딸아이 혼자서 온전한 닭다리 하나를 다먹는건 처음봤습니다.
예전엔 살들을 다 발라줬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뼈~에 있는 살들을 발라먹는(?) 재미를 아는것인지...아주 야무지게 먹습니다.
아빠가 모르는 사이 부쩍~ 자랐다는 증거겠지요?...^^
닭다리 하나를 다 해치우고선 더 이상 못먹겠다 그럽니다.
저도 아이엄마가 없으니 별 맛이 안나더라구요.^^?
치킨을 더 이상 먹지 않는 딸아이에게 물었지요~

"별아~ 맛이 없어? 왜 더 안먹어?"
"배불러서 못먹겠어~"

그러면서 배가 부르다는 시늉을 하네요.
정말 배가 부른것인지..아빠 배를 흉내낸 것인지...엄마와 함께 먹지 않아서 맛이 없는 것인지...
더이상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아마~ 엄마가 같이 먹지 않으니 맛이 없었던것 같아요.
예전에는 달아이 몰래 치킨을 먹었던 적이 있는데...그때도 맛이 없었거든요~^^;
역시 치킨은 가족 모두가 같이 먹어야 맛이 있나 봅니다.
(오늘은 사진 타이밍이 왜이리 안맞는 걸까요?...ㅋ 예쁜딸의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표정들이 하나같이 에러입니다.ㅋ)
딸아이 한약을 먹이고 양치를 시키고...그사이 아이엄마는 손빨래를 끝내고 거실로 왔습니다.
그제서야 남은 치킨을 먹기 시작하는 아이엄마~
처음엔 엄마는 왜 안먹냐고 말을 하던 아이가...
정작 치킨을 먹는 엄마모습을 보고는 촌철살인(?)의 멘트를 날려주시는군요.

"엄마는 왜 자기전에 치킨먹어?"

그 한마디에 엄마가 급당황하더라구요. 뭐라고 말을 했는데...
딸아이 잠자리 봐주느라 자세히 듣지는 못했습니다.

아내에게 먼저 짜증섞인 말투로 말을 한탓에...그 모습이 서운했던 아내의 모습으로..
 잠시나마 서먹한 분위기가 조성이 되었어요.
허나 애교쟁이 딸아이 덕분에 서먹한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이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엄마, 아빠가 웃는 모습을 보고서야 딸아이는 잠이 들었어요.

딸아이 모습이 대견하고 기특해서 응원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려 나름 생각한 것이였는데...
이사문제로 어수선하고, 말한마디에 서로가 서운했던 분위기로, 되려 딸아이에게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딸~ 미안해~ 앞으로는 엄마, 아빠가 조심할께~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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