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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와 공작새 사이, 호암미술관에서 만난 현대미술의 거장 루이즈 부르주아가 던진 질문과 전통정원 희원의 평화~!

육아일기/초보아빠 : 나들이(국내)

by 은벼리파파 2025. 10. 3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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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와 공작새 사이, 호암미술관에서 만난 루이즈 부르주아가 던진 질문과 전통정원 희원의 평화~!

해마다 봄, 가을에 한 번씩은 꼭 방문하는 곳, 호암미술관!
봄에는 벚꽃 명소로, 가을에는 단풍 명소로 유명한 곳이지요.^^

지난 주말에 아내와 단둘이서 호암미술관을 방문했습니다.
관심 있는 전시회는 꼭 관람하는데, 이번 전시는 꼭~ 이라기보다 
새로 오픈한 호암카페와 가을의 전통정원 희원의 방문 목적이 더 컸습니다.

 

숨겨진 통로를 지나 숲속 숨은 벙커 같은 카페에서 맛본 힐링타임~ 예술작품 같은 디저트가 인상

숨겨진 통로를 지나 숲 속 숨은 벙커 같은 카페에서 맛본 힐링타임~ 예술작품 같은 디저트가 인상적인 호암미술관 호암카페~! 지난 금요일, 아내의 연차에 맞춰 저 또한 연차를 내고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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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먼저 들렀다가, 현재 진행 중인 전시 [루이즈 부르주아 : 덧없고 영원한 展]을 관람했습니다.
루이즈 부르주아는 호암미술관 앞의 삼만육천지 저수지 중앙에 우뚝 서있는 거대 거미, 마망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호암카페를 나와 미술관으로 가는 길에 만난 또 하나의 마망입니다.
가을하늘이 정말 청명했던 지난 주말,
아직 덜익은 가을을 느끼며 미술관으로 들어갔어요.
 

 
미술관으로 들어서자 로비에서 가장 먼저 맞이해준 은빛 조각, 
작품명 [커플]은 불안정한 듯 서로를 껴안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사랑과 증오, 갈등과 통합이라는 인간 관계의 양가성이 극대화된 작가 말년의 걸작이라고 하네요.
 

 

2층으로 가는 중앙 계단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커플]을 잠시 감상하고,
본격적으로 전시 관람을 위해 1층 전시장으로 들어섰습니다.
호암미술관의 도슨트 진행시간이 있으나, 개인 이어폰을 휴대하시고 전시장 앞에 안내되어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천천히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관람하실 수 있어요.
 

 

이번 루이즈 부르주아의 '덧없고 영원한'이라는 제목은
사랑, 고통, 치유등을 언급하는 작가의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다소 어려운 주제의 미술전시라 생각은 했습니다만, 
작가의 예술관을 오롯이 이해하기에는 지식이 얕음을 새삼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원어로 된 작가의 노트는 한글로 번역이 되어 작품옆에 붙어 있어요.
그럼에도 너무 심오해서 한 번에 이해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때론 직설적인 작품에 작품명을 단번에 파악하기도 했습니다.
 

 
때론 작품을 이해하기 쉽게 영상이 함께 상영되기도 합니다.
작품 벽면에 흐르던 문구는 한글과 영어로 되어 있었는데,
혼자 읊조리는 듯한 내용은 트라우마를 예술로 해소하려는 작가의 처절한 고백처럼 느껴졌어요.
덧없이 쓰러지는 순간의 감정이 영원한 예술로 남는 순간입니다.
 

 

1층 전시관의 마지막 작품, [구름과 동굴]입니다.
1962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이 작품을 통해 아버지의 죽음 이후 겪었던 
정신적 어려움에서 벗어나 다시 본격적으로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층 전시관을 나와 2층으로 향했습니다.
 

 

루이즈 부르주아의 가장 상징적인 작품, 마망을 또 만났습니다.
퍼포먼스 영상을 배경으로 설치된 ‘웅크린 거미’인데,
거미는 어머니를 상징합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태피스트리 복원가였는데, 
거미가 거미줄을 짜듯 인내심 있고 끈기 있게 직물을 짜는 모습에서 
어머니의 강인함과 현명함을 투영했다고 합니다.
동시에 거대한 크기는 보호하는 존재이자, 
트라우마나 공포를 유발할 수 있는 양가적인 존재로서의 어머니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2층 전시관의 '마망'을 시작으로 시작된 작품들은 조금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아버지와 관련된 내용들인 듯한데, 특히 붉은 조명이 공포스럽기까지 했던 [아버지의 파괴]는
어린 시절 식탁에서 아버지의 자기 과시에 지친 가족들이
그를 끌어내려 사지를 찢고 먹어치우는 상상을 했다는 작가의 말과 함께 
아버지를 고기 절단하듯 붉은 조명의 정육점 분위기 설치 작업으로 재현한 용감함이라니...

 
이 외에도 괴기스럽기까지 했던 [붉은 방]이란 작품은
마치 고문장을 세트로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였어요.
 
현대미술은 신기하고도 참 어렵습니다.

 

 

마지막에는 차갑고 단단한 금속이 부드러운 형태로 꼬여 있는 모습은
작가가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내면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나타내는 것 같았습니다.
 
2층 전시관을 나와 미술관 2층에서 바라본 전통 정원 회원~
가만히 앉아 망중한을 즐기기에 좋은 곳입니다.^^

 

 

강렬한 작품들의 여운을 안고 미술관을 나와 
전통 정원 희원을 마주하니 평화로운 풍경이 시야를 가득 채우네요.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이 인간 내면의 '격렬한 드라마'라면, 
희원은 한국의 자연이 선사하는 '고요한 드라마'였습니다.
 

 

평소 가보지 않았던 미술관 뒤편을 돌아 전통 정원 희원으로 향했습니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정겹게 놓여 있는 장독대를 보니, 편안함마저 느껴지네요.
가을 단풍은 아직 이른 듯했지만, 가을가을한 파란 하늘과 익어가는 감, 그리고 노란 야생화까지...
가을을 느끼기에는 충분했어요.

 

 

야외에 설치된 조각작품이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처음에는 실제 나무 위에 바위를 올린 건 줄 알았는데, 나무 역시 인위적으로 설치한 작품이었습니다.

 

 

아직 절정의 단풍이 들지 않은 희원...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아마 일주일이 지난 지금쯤이면, 알록달록 예쁜 단풍이 물들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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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정원 희원의 끝자락 출구에서 마주한 야생 공작새입니다.
야생 공작새가 우아하게 나타나 정원을 거니는 진풍경을 목격했습니다.
부르주아의 거대한 거미와 희원의 우아한 공작새, 이 대비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하루였어요.^^
 

 

영롱한고 신비스럽기까지 한 공작새를 한참을 넋 놓고 바라봤습니다.
 
강렬한 실내 전시와 아름다운 야외 정원, 
이 극적인 대비 속에서 저는 '덧없고 영원한' 삶의 진실을 마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바로 주차장으로 가려다가,
삼만육천지 저수지 주변을 거닐다가 다시 한번 루이즈 부르주아의 대표작, 마망을 눈에 담아 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가을을 느끼려 방문했던 호암미술관, 

격렬한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과 고요한 희원의 대비 속에서 

삶의 '덧없음과 영원함'을 모두 경험하며 내면의 울림과 가을 힐링을 완성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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