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의 기술을 능가하는 6살 딸의 중재의 기술
연휴의 마지막날~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 6살 딸아이가 부처님이 왜 오시는지, 어디로 오시는지 궁굼해 하던 날이기도 합니다.ㅋ
벼리네는 연휴첫날부터 엄마, 아빠가 아주 사소한 말다툼을 했습니다.
말다툼을 하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말을 안해요~
그저 엄마, 아빠사이를 오가며 딸아이만 재잘재잘~~~
지난 토요일은 그렇게 나들이 계획은 무산되고 집에서 하루종일 레고놀이하면서 보냈습니다.ㅡ,.ㅜ
(괜시리 엄마, 아빠의 기싸움때문에 딸아이가 피해를 보는군요...쩝)
딸은 엄마편도 아닌 아빠편도 아닌...중간입장에서 그냥~ 아빠와 놀기만 했습니다.
놀다가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말때문에 아빠가 놀라기도 했습니다.ㅋ
사소한 말다툼 후, 엄마가 볼일 보러 나간사이~ 딸아이가 묻습니다.
"아빠, 엄마 어디갔어?"
"글쎄~ 모르겠는데~"
"오늘 안들어와?"
"글쎄 그것도 모르겠는데~ 왜 궁굼해?"
"아니~"
"궁굼하면 전화해봐~"
"괜찮아~ 안들어오면 아빠하고 둘이 자면 되지 뭐~"
"....."
시크하다 못해~ 뭔가를 다 알고있다는 듯한 딸아이의 대답에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ㅋ
그것도 잠시~ 외출에서 돌아온 엄마를 보고도 본체 만체 하는 딸아이...
그리고 아빠와 작당(?)해서 점심은 보란듯이 피자를 시켜먹었지요~
거실에서 배가 터지도록 피자와 스파게티, 그리고 샐러드까지 먹고나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의 막바지 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도 엄마와 아빠는 한마디하지 않습니다.
아빠는 묵묵히~ 거실 TV쪽을 청소하고 있고...
엄마는 청소기로 열심히 청소만 하고 있을 뿐~~~
아빠가 작은방에 들어간 틈을 타~ 엄마도 재빨리 작은방으로 들어오고...
엄마가 먼저~ 물꼬(?)를 트는순간...
우다다다다다, 딸아이의 노크소리가 들려옵니다.
"엄마~ 문 열어~"
"별아~ 잠깐만...아빠하고 이야기좀 하고~"
"아니야~ 엄마 문 열어~"
문을 열고 들어온 딸은, 행여나 엄마, 아빠가 또 싸울까봐 그랬던 것인지...
엄마와 아빠 사이에 앉아 버립니다.ㅋ
그리고 시작되는 엄마, 아빠의 질문공세~~
"별아~ 아빠가 자꾸 말을 안예쁘게 해~"
"별아~ 엄마때문에 놀러도 못갔지~?"
"....."
엄마, 아빠앞에서는 보통~ 질문을 받으면 긍정적으로 대답하는 딸인데...
이번만큼은 바로 대답을 하지 않더라구요.
여튼 시시하게 엄마, 아빠의 부부싸움은 끝이 났습니다.
화해의 의미로다가~ 엄마는 부추전에 막걸리를 준비하고...
주방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늦은 점심으로 아주 배불리 먹었지요.ㅋ
(이번에는 추전 재료준비를 오랜만에 딸이 했어요~ 요건 다음에 포스팅~^^;)
막걸리 두어잔을 마시고 나니~ 살살 잠이와서 그대로 엎드려 잠깐 눈을 붙이는데...
딸과 엄마의 대화가 들립니다.
"별아~ 아빠가 말을 자꾸 안이쁘게 하네~"
"아닌데~ 엄마가 그렇게 하잖아~"
"엄마가 언제~"
"아빠는 말을 안하는데....."
"그럼 별이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아빠~"
평소엔 둘다 좋다고 말하는 딸인데...
요즘은 아빠가 없을땐 엄마에게 엄마가 잘못했다고 말하고...
엄마가 없을땐 아빠에게 아빠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딸입니다.
위에 언급한 말 말고도, 눈감고 들으면서 기똥찬(?) 답변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잠결이였던질 기억이 가물가물하는군요...ㅋ
그렇게 한숨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엄마와 딸이 등뒤로 와서 재잘거립니다.
그런데, 아빠가 잠든사이 고구마를 찐것인지...고구마를 먹으며 수다를 떨더라구요.
"아빠~ 일어나서 고구마 먹어~"
"그래 여보~ 얼른 일어나서 고구마 먹어~"
"엄마가 이거 먹으면 저녁없다니까~ 얼른 먹어~"
"응??? 별아 엄마가 그랬어?"
"응~ 엄마는 항상 그렇게 말해~"
ㅋㅋㅋㅋㅋ
누워서 딸과 엄마의 대화를 든던 아빠는 빵~ 터져 버렸지요.ㅋ
평소 아빠가 가지고 있던 불만(?)을 딸아이도 알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ㅋㅋㅋ
그리하야 딸아이의 기막힌 중재로 부부싸움은 완전히 끝이나 버렸구요...ㅋ
참~ 엄마가 막걸리를 준히면서 딸아이의 음료수까지 사오는 센스를 발휘했더라구요.
평소 같으면 꿈도 못꿀일인데...
엄마, 아빠를 기분좋게~ 화해시켜놓고 음료수를 시원하게 들이키는 딸...
이런맛에 딸을 키우는건가 봅니다...흐~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깊게 반성하게 되는 엄마, 아빠입니다.ㅋ
딸~괜한 엄마, 아빠의 사소한 말다툼으로 연휴 내내 집에만 있었구나~ 미안해~
오늘은 진짜로 밖에 나가서 신나게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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