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수첩 정리하는 6살 딸, 기분 묘한 아빠~!
태풍 [볼라멘]이 제주를 지나 서해안에 상륙했다지요.
이곳 인천에는 아직 비는 오지 않습니다만...도로가의 가로수가 심하게 춤을 추는군요.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쏟아부을듯한 기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뉴스 특보를 보면서 출근길을 걱정하고 있습니다.큭~
부디 태풍피해 없이 지나 갔으면 좋겠어요.
어제는 태풍소식에 조금 일찍 퇴근을 했습니다.
낮부터 건물 관리사무소에서 들려오는 안내방송에...퇴근길이 서둘러 지더라구요.^^
퇴근후에 집에 오니 6살 딸의 수다가 이어지고...
그 수다속의 화제는 단연 태풍이였어요.
"별아~ 내일 유치원 안가?"
"응~"
"왜 안가?"
"태풍때문에..."
"태풍이 뭔지 알아?"
"응~ 그거 회오리잖아~ 그런데 바람은 안보여~"
"바람은 왜 안보여?
"바람은 흰색이니까~"
"그렇구나~"
아빠와의 수다속에 저녁식사를 마치고...오랜만에 가족이 평일날 거실에 둘러앉았습니다.
차와 과일을 먹는 동안~ 아빠는 지난번부터 정리해야지하고 마음먹었었던 엄마 뱃속 둘째의 초음파사진을 정리하려했습니다.
초음파 사진을 보자 6살 딸이 더 관심을 보이는 군요.ㅋ
"아빠~ 이거 동새 사진이야?"
"응~"
"이거 뭐할려고?"
"사진 한장씩만 오려서 여기 붙이려고~"
"내가 할래~"
가위와 풀을 준비하더니 동생의 초음파 사진을 이리저리 유심히 살펴봅니다.
"아빠~ 그런데 어느거 잘라?"
"별이가 마음에 드는걸로 오려~"
"응~"
한참을 살펴보더니 마음에 드는 사진이 있었던 것인지...
아주 진지하게 집중해서 가위질을 합니다.
아빠는 행여~ 가위질을 잘못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6살 딸을 바라봤습니다.^^
예전부터 가위질은 끝내주게(?) 잘하던 딸아이였던지라...ㅋㅋ
이번에도 가위질을 아주 반듯하게 잘했더라구요.
"아빠~ 잘 오렸지?"
"응~ 예쁘게 잘 오렸네~"
"이제 붙여볼까?"
"어디에?"
"여기 있지? 사진에 풀칠해서 별이가 붙여줘~"
정성스레 풀칠을 하고 사진을 붙이는 딸...
은벼리때는 대학병원을 다녔었습니다.
워낙에 급박한(?) 상황에서 고위험산모로 분류되어 진료를 받았었거든요.
그 때문인지 산모수첩같은게 없었어요. 단지 출생후의 아기수첩만 존재할 뿐입니다.
초음파 사진을 이용해서 따로 만들어 줄 수도 있었는데,
일종의 트라우마(?) 같은게 있어서...^^;;
사실, 은벼리 전에 아이엄마가 유산의 아픔을 한번 겪었었거든요.
그때의 기억으로....초음파사진으로 열심히~ 예쁘게~ 일종의 수첩을 만들고 난 이후라 더더욱 따로 만들기가 두려웠었습니다.
이젠 은벼리가 먼저 나서서 이런것도 만드니, 기분이 오묘하면서도 대견한 느낌까지 드는군요.ㅋ
엄마가 병원을 두번 다녀왔으니...사진도 두장을 오려 제 위치에 붙였습니다.
떨어지는 곳은 없나 아주 풀칠을 아주 꼼꼼하게 하는군요.
다 붙이고 나서 아주 흐믓해 하는 딸아이 모습이 유독 예쁘게 느껴지는건 딸바보 아빠만이 느낄수 있는 감정이겠지요?..ㅋㅋ
나머지 사진은 아빠가 정리를 했습니다.
정리하기 전에~ 괜시리 6살 딸에게 미안해서~ 오랜만에 초음파 사진을 꺼내어 봤어요.
"별아~ 이건 별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때 사진이야~"
"에게~ 눈도 안보이고~ 코도 안보이는구만~"
신기한듯 쳐다보더니...더 이상 안보려 합니다.ㅋ
가끔씩 아기때 사진을 같이 보고 있으면 쑥스러워하는건지...여튼~ 안예쁘다며 안보려 하더라구요.^^
은벼리의 초음파 사진과 지금 뱃속 동생의 사진을 비교해 봤어요.ㅋ
닮은것 같나요?...ㅋㅋㅋㅋ
6살 딸에게 서로 닮은것 같냐고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이 아주 명쾌합니다.
"별아~ 동생하고 별이하고 닮은것 같아?"
"에이~ 아빠는....눈도 없고 코도 없는데 그걸 어떻게 알아?"
@.@
아주 똑부러지는군요...ㅋㅋㅋ
훗날~ 언니 혹은 누나가 만들어 준거란걸 알면 동생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앞으로도 산모수첩에 초음파사진을 정리하는 일은 6살 딸의 몫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 병원방문일은 4주후, 입체초음파를 찍는다는데...
6살 딸도 같이 가고 싶어하는 눈치로군요~^^
엄마와 함께 병원가는것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아빠는 나머지 사진들을 정리 했습니다.
편지봉투를 반으로 잘라~ 산모수첩 앞뒤로 붙여주었어요.
한쪽에는 남은 초음파 사진들을 오려 보관하고...
한쪽에는 예약관련해서 영수증과 안내문같은 것들을 보관할 수 있도록 정리했어요.
6살 딸의 사진과 뱃속 동생의 사진...
초보아빠 눈에는 똑같이 닮아 보이는데 말이죠~ㅋㅋ
6살 딸과 사진을 정리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흐믓합니다.
오랜만에 6살 딸의 초음파 사진도 꺼내어 보고...그리고 아기수첩도 꺼내어 봤어요~
아기수첩을 보니....예방접종을 해야하는게 3건이나 있군요.
늘 꼼꼼히 챙겨보던 아기수첩인데...
어느순간인가 무심해 졌던것 같습니다.ㅋ
동생 덕분에 아기수첩도 잊지 않고 찾게 되는것 같아요.^^
앞으로도 산모수첩이건~ 혹은 동생에 관련한 사진정리 같은 일들은 6살 딸이 도맡아 하게 될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아빠와 함께 만드는 육아일기, 혹은 7살(내년에는)의 육아일기~ 뭐 이런게 탄생하지 않을까요?ㅋ
엄마 뱃속에서 손가락 크기 정도의 동생사진을 흐믓하게 바라보는 6살 딸~
산모수첩을 6살 딸이 정리를 하니~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동생과의 나이차가 6살이니...앞으로의 상황이 조금은 상상(?)이 되긴 합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6살 딸이 아빠에게는 최고예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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