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딸과 함께 떠난 추억여행~

비오는 부처님 오신날, 딸과 함께 우산집을 지었어요.

지난 석가탄신일~ 날씨가 좋았더라면 가까운곳으로 나들이라도 다녀왔을텐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탓에 집에서 하루종일 뒹굴뒹굴 거렸어요.
좁디 좁은 집안에서 이리저리 뒹굴거리는 아빠와 딸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아이엄마는 정말~~ 간만에 부침개도 만들어 주더군요~ㅋ
감자부침개~ 오로지 감자만을 가지고 말이지요~

비오는 날~ 고소하고 쫄깃한 감자부침개를 먹으니 옛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어릴적~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지글지글 부침개를 부쳐주던...
지금은 어릴적 그런 기분은 아니지만...그래도 딸과 함께 하니 또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집에 있는 감자를 모조리~ 다 갈아서 부쳤다는데...딱 한접시 밖에 안나오는군요~
딸아이도 입맛에 맞는지 아주 잘먹더라구요.
이왕 인심쓰는거~ 막걸리도 준비를 해주지~~라고 말하려다가...
따가운 눈총이 두려워 그냥 부침개만 먹었습니다.ㅋ
딸아이와 나란히 앉아서~ 엄마에게는 권해보지도 않고 한접시를 다 비웠어요~ㅋ

부침개를 먹고 나서는...또 다시 아빠와 함께 뒹굴거렸습니다.
뒹굴거리다...아빠가 스트레칭 하는걸 보고는...이내 따라하는데, 그 폼새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빠~ 이것봐~"
"우와~ 뭐하는거야?"
"나 잘하지?"
"연아 언니랑 똑같네~"
"연아 언니? 엄마~~ 연아 언니랑 똑같데~"
"오~~~ 우리딸 연아 언니보다 더 잘하는데?"

예전에 스트레칭 이랍시고...팔다리를 잡고 종종 스파이럴 포즈를 잡아줬었거든요.
쭉쭉~ 시원했는지...혼자서도 곧잘 스파이럴 포즈로 스트레칭을 하나봅니다.ㅋㅋ

@ 사진각도가 부득이하게 팬티가 나와버려서~ ^^;

스크레칭을 하는 딸아이를 보고~ 조금은 심심해 하는것 같아서~ 급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별아~ 아빠랑 우산집 지을까?"
"우산집? 그게 뭐야?"

어릴적 비오는날이면 어김없이 우산을 하나씩 받쳐들고,
 골목에서 동네 아이들과 우산집을 지으며 놀던게 생각이 났거든요.
요즘은 쉽게 접할 수 없는 놀이(?)인것 같아서 집안이긴 하지만...딸아이와 집을 지으며 놀기로 했습니다.ㅋ

딸아이의 우산은...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 우산입니다.
집에서 보유하고 있는 우산중에 제일로 비싼것이기도 합니다.ㅋㅋ
거실이 좁아서 우산을 다 꺼내놓지는 못하고...뽀로로 우산을 포함하여 딱 3개로만 우산집을 지었어요.
우산집을 짓는게 재미있는지..연신 싱글벙글~ 입니다.^^

뽀로로 우산으로 지붕을 만들었다가~ 한번은 대문으로 만들었다가...신이 났습니다.
나중에는 저더러 우산집에 같이 들어가자고 그러더라구요~
육중한 아빠몸은 머리만 들어가도 우산집이 꽉 차버려서~ㅋㅋㅋ

비오는 날~ 골목길에서 옹기종기 모여 우산집을 짓고 놀던 어린시절....
우산집 사이사이로 빗방울이 떨어지고...때론 우산위로 떨어지는 그 빗방울 소리가 정겨워
따로 수다를 떨지 않아도 마냥 좋았던 그때....
딸아이가 우산집에 들어오라 그래서...머리만 간신히 집어넣고는...살포시 눈을 감았더랬습니다.
어린시절 듣던 그 잔잔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니...
이내 딸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라구요~

"아빠~ 자??"

비오는 날~ 나른함도 있고 해서...잠시 눈을 감은거였는데...깜빡 잠이 들뻔~ 했습니다.ㅋ
그리고...그 후에 쏟아지는 잠을 참지 못하고...
우산집을 뒤로 하고 바로 낮잠 모드로...ㅋㅋㅋ
아빠가 낮잠을 자는 바람에, 딸아이는 우산집을 철수(?)하고
엄마랑 한글공부를 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그리고~ 잠에서 깬 아빠는, 엄마의 따가운 눈초리와 잔소리로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지요~ㅋ

비오는 날~ 아담한 우산집 안에서 듣는 빗방울 소리는 마치 자장가처럼 편안했던것 같아요.
그런 기분을 딸아이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우산집만 지었지만...
다음번에는 비오는 날~ 엄마, 아빠와 함께 우산하나씩 들고 나가
우산집을 다같이 만들어 봐야 겠어요~ㅋ
엄마, 아빠가 같이 우산집을 만들고 들어가려면

대따~~~큰 우산이 있어야 하려나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