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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몰래 비밀파티하려다 실패한 사연

육아일기/초보아빠 : 일상

by 은벼리파파 2011. 2.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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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딸아이와 엄마몰래 비밀파티를 하기로 한 토요일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금요일, 마지막 체험학습을 다녀온 딸아이는 무척이나 피곤했었나봅니다.
온 가족이 여유롭게 아침을 맞이한 토요일 아침....
아점을 먹고 엄마는 선생님들과의 점심약속이 있어 서둘러 외출준비를 했지요~
어디를 가는거냐며 졸졸 따라다니며 질문을 하던 딸아이...
현관문까지 따라나갔다가 시무룩한 얼굴로 들어오는 딸아이를 데리고 바로 냉장고로 향했습니다.ㅋ

"별아~ 아빠가 사탕줄까?"
"응~"
"어떤색깔로 줄까?"
"핑크색!"
"핑크색은 없는데~ 빨간색이랑 노란색 줄까?"
"응~ 그런데~ 아빠~ 두개 다 먹을까?"
"별이가 하고 싶은데로 해"

냉장고 깊숙이 숨겨두었던 사탕 두개를 주고 나서야 엄마에 대한 미련을 떨쳤네요~
엄마가 외출을 하자 마자 딸아이와 전 TV를 켜고, 사탕도 먹고...
과자도 챙겨서 먹었습니다.
사탕 2개를 한꺼번에 입안에 넣었던 딸아이는 못먹겠다며 뱉어 내더라구요.
엄마가 없는 집안에서 아주 신이 났었습니다.
거실에 나란히 누워 뒹굴거리며 TV를 실컷 봤거든요~ㅋㅋ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고 슬슬 배가 고파집니다.
짜장면을 시켜먹을까 하다가 딸아이와 피자를 시켜먹기로 합의를 봤어요.

"아빠~ 난 하얀콜라~"

그래~ 까짓거 평소엔 엄마때문에 반잔정도 밖에 못마시는데...
엄마없는 오늘~ 실컷 마셔라~^^
그런데 피자를 주문하고 배달이 되는 짧은 30분동안 딸아이가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달라 조릅니다.
엄마전화로는 종종 전화번호 뒷자리를 눌러 아빠한테 전화를 곧잘 하는데...
아직 엄마 전화번호 뒷자리는 못외웠나봐요~

"엄마~ 언제와?"
"그럼~ 올때 초컬릿하고 아이스크림 사와~"

전화를 금방 끊는걸 보니 아마도 엄마가 그러겠다고 한 모양입니다.
전화통화도 했고 다시 TV에 열중하고 있는동안 피자가 도착하고,
 거실 중간에 조그만 상을 가져다 놓고는 피자와, 스파게티를 한상 차려 놓았는데...
딸아이는 피자를 먹지 않겠다 그러더라구요. 하얀콜라만 먹겠다나?
가끔씩 엄마가 피자를 시켜주긴 했었는데...
늘~ 콤비네이션만 고집했던 엄마라...ㅋ 새로나온 피자로 주문했어요.
그리고 콜라대신 사이다로 주문을 하면서 1.5리터는 금방 들통이 날것 같아 딸아이와 홀라당 마셔버리려고
500ml로 주문했거거든요. 딸아이 혼자 두잔을 마시고...제가 반잔을 마시고...
그렇게 피자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딸아이가 사이다를 어느정도 마시고 난후에야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습니다.
스파게티 몇가닥과 피자 토핑을 몇점 먹더니 이내 포크를 내려놓네요.
그러면서 다시 엄마에게 전화를 해달라 그럽니다.

"엄마~ 어디야? 언제와?"
...
"아빠 바꾸래~"
전화를 받아보니 어느새 아파트 단지 안이랍니다.
오는길에 단지안에 재래시장이 열려서 반찬거리 이것저것 사고 초코아이스크림 사서 오는중이라구요.
오늘 아이엄마가 딸아이를 위해서 크~게~ 인심쓰는 날이군요~ㅋㅋㅋ
10여분이면 도착할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먹던거 후다닥 정리할랬더니...딸아이가 한마디 합니다.

"아빠~ 피자 치우지마~"
"왜?"
"엄마 오면 같이 먹어야지~"
크헉~ 딸아이는 여태 엄마오면 같이 먹을꺼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빠보다 낫군요~ 아빠, 엄마는 몰래 치킨도 먹었는데...ㅋ
 
엄마 오는걸 봐야 한다며 베란다로 가서 보겠다는걸, 위험해서 안된다 했더니 표정이 시무룩해집니다.
시무룩한 딸아이를 보며 왜 엄마 몰래 피자를 시켜먹어야만 했는지..조심스레 이야기하니
딸아이의 대답이 절 아무소리 못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별아~ 엄마 몰래 일부러 아빠가 피자시켜서 먹는건데... 엄마 오기전에 다먹어 버릴까?"
"안돼~ 엄마오면 같이 먹어야지~"
"엄마는 밥 먹고 올껀데?"
"안돼~ 엄마랑 같이 먹을꺼야~"
"그리고 아빠보다 엄마가 배가 조그만하니까..."
"엥? 뭐라고?"
"이렇게~"

헉~ 딸아이가 저 모습을 흉내 내는군요~
아빠배는 이렇게 크고, 엄마배는 조그만 하니까...엄마는 피자를 먹어야 한다나요?
이제 딸아이마저 저더러 뱃살빼라고 무언의 협박(?)을 하는듯 합니다.
딸아이의 모습을 보고는 크게 웃지도 못하고...그러는 사이 엄마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군요.
당연히 짜장면이나 시켜먹었겠거니 생각했던 엄마...
순간 눈이 동그래 집니다.ㅋ
딸아이는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 아이스크림을 냉큼 받아오는군요.
엄마눈치만 보고 있는 아빠는 안중에도 없고 말이죠~

"별이가~ 엄마오면 같이 먹는다 그래서...."

아이엄마도 그냥 웃고 맙니다. 그리고는 선생님과의 이야기들을 한보따리 풀어내는군요.
그말을 들으면서 딸아이 아이스크림을 반쯤은 제가 먹었다지요.ㅋ
엄마몰래 뭘 먹는다는건 쉬운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아주 짧은 시간에는...ㅋ
(엄마는 외출후 3시간 30분 후에 돌아왔습니다. ^^;;)
어제는 엄마몰래가 아니라 딸아이를 위해서 잠시나마 자유롭게(?) 먹고 싶은것, 하고싶은것.. 해주고 싶었거든요.
허나, 아이스크림 때문인지...아니면 엄마에 대한 의리 때문인지...
거창하지는 않아도 엄마몰래 계획했던 비밀파티는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네요.

딸아이를 위한 비밀파티가 아니라 평소 엄마 잔소리때문에 실컷 먹지 못하는 아빠를 위한 비밀파티였던것 같아요.ㅋ
그러나 결국에는 딸아이 아이스크림을 제가 다 먹는다며 핀잔을 듣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딸아이의 결정적인 한마디가 엄마를 웃게 만들었지요.

"엄마~ 내가 더크면 엄마랑 둘이서만 여행갈꺼야~"

엄마없는 동안 거실에 뒹굴거리며 봤던 TV프로가 엄마와 딸이 떠나는 여행 프로였거든요.
그 프로그램을 보고나서 더 엄마가 기다려 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딸아이는 여우로 변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렇게 엄마에게 말해놓고는 나중에 제품에 안겨 아빠가 엄마보다 더 좋다 그러더라구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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