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빠를 반성하게 하는 6살 딸의 음식철학, 나름 심오해~!

육아일기/초보아빠 : 일상

by 은벼리파파 2012. 9. 24. 06:39

본문

728x90
반응형
SMALL

 

 

아빠를 반성하게 만든 6살 딸의 음식철학, 나름 심오해~!

 

지난 주말, 계획은 이것저것 많았었는데...

지나고 보니 결론적으로는 실속없이 마음만 바빴던것 같습니다.ㅋ

이제 이번 주말이면 명절의 시작인지라...

아이엄마 마음은 많이 바쁜가 봐요. 명절장부터 시작해서~ 명절음식...그리고 손님맞이 준비 등등^^;

그러고 보니 9월의 마지막 주의 시작이로군요. 시간 참 빠릅니다.^^ 

 

마음만 바쁜와중에도 오출전, 점심은 집에서 먹자는 엄마의 말에 오랜만에 비빔국수를 해먹기로 했습니다.

냉장고를 뒤적거려 남은 야채들을 몽땅 끄집어 냈지요.

어차피 명절장을 봐야하기 때문에...애매(?)하게 남은 것들은 모조리 해치워야 하니까요.ㅋ

양념장을 만들고, 야채를 다듬고, 그러는 동안 국수를 삶습니다.

국수는 한번 끓어오르면 찬물을 조금 부어 다시 한소끔 끓여야 더 쫄깃해져요.^^;

삶은 국수는 찬물에 여러번 헹궈~ 전문기를 빼줘야 하구요.^^;

양념장은 식초대신 레몬즙을 사용했습니다.^^;

냉장고에 잠자고 있던 상추, 콩나물, 파프리카, 당근을 썰어 준비했구요.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6실 딸이 묻습니다.

 

"아빠 뭐해요?"

"응~ 점심에 비빔국수 먹으려고~"

"난 그냥 흰국수가 좋은데~ 흰국수 먹을래요~"

"참기름하고 간장 넣어서 비벼줄까?"

"응~"

 

예전에는 매운것도 잘 먹더니만...요즘은 꽤가 생겼는지...매운걸 잘 안먹으려 하는듯 합니다.ㅋ

만들어 놓은 양념장에 여러분 씻어 물기를 뺀 삶은 국수를 넣고 조물조물~

그리고 준비해 놓은 야채도 함께 넣어 조물조물~

그릇에 담아 내었습니다. 식초 대신 레몬즙을 넣어서 인지 더 상큼한것 같군요.ㅋ

6살 딸은 비빔국수를 안먹는다기에 따로 국수를 볶아 줬어요.

올리브유를 두르고 국수를 볶다가...굴소스와 참기름 약간을 넣고 다시 볶아 주세요.

그리고는 야채를 넣어서 휘리릭~~~

너무 오래 볶으면 국수가 팅팅 불어버릴지도 몰라요~ㅋ

 

후다닥~ 주말 점심이 준비되었습니다.

다같이 식탁에 모여앉아 국수를 맛볼 시간...

일단, 아이엄마에게는 합격점을 받은것 같아요.ㅋ

아주 맛있게 잘 먹더라구요. 저번보다 쬐끔~ 더 맛있다나? 뭐라나?...ㅋㅋㅋ

그 다음은 딸아이의 시식....그리고 평가....

 

"별아~ 어때? 맛있어?"

"응~ 맛있어요~"

"그런데~~~ 깻잎은 싫은데...."

"별아~ 깻잎 익어서~ 맛있어. 먹어봐~"

 

깻잎이 싫다는 투정을 부렸다가 엄마의 말에 더이상 투정도 못하는 딸입니다.

요즘 엄마와 식사시간을 가지고...나름~ 훈련(?)중이거든요.ㅋㅋ

깻잎을 먹기 싫어하는 듯한 표정...

 

"별아~ 깻잎 먹기 싫으면 그냥 아빠 그릇에 빼놔~"

"아니야~ 몸에 좋은거야 다 먹어~"

 

엄마와 아빠의 엇갈리는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깻잎만 골라서 입으로 가져갑니다. 

깻잎만 골라서 아주 맛있게 냠냠쩝쩝~ 거리며 먹는 딸...

조금전까지만해도 깻잎은 맛이 없어서 못먹겠다던 딸이였는데...

국수는 그대로 두고 깻잎만 쏙쏙 골라먹는 모습이 의아해서 물어봤어요.

 

"별아~ 깻잎 먹기 싫다면서 왜 낏잎만 먹어?"

"응?? 그래야 나중에 국수만 먹을 수 있지~"

"응????"

 

딸의 말을 듣고 아주 잠시 멍하니 있었는데...ㅋㅋ

생각해 보니 아주 현명한 딸의 음식철학입니다.

국수는 너무너무 먹고 싶고...깻잎은 먹기 싫은데...

엄마가 몸에 좋은거라고 다 먹으라고 하니 먹기는 해야 되겠고...

국수와 함께 먹자니...먹는 내내 깻잎향이 입에 맴돌것이고...

그래서 택한것이 깻잎만 먼저 골라 먹고, 나중에 국수를 아주 맛있게 먹겠다는 딸의 생각입니다.

 

딸의 이야기를 듣고는 참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군요.

아빠도 사람들과 어울려 음식을 먹을땐...먹기 싫은건 잘 안먹는데 말이지요.

몸에 좋은거라고 해도~ 먹기 싫은건 싫은건데...^^;

딸아이는 먹기 싫어도 몸에 좋은거라고...키큰다고...예뻐진다는...엄마말을 믿으며(?)

나중에 더 맛있게 먹기 위해 먹기 싫은 건 미리 먹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것 같아요.

아빠보다 더 어른스러운것 같아요.ㅋㅋㅋ

깻잎을 다 골라 먹고 난 뒤의 딸의 국수 먹는 모습은...

정말 복스러운 천사의 모습입니다.^^

아주 맛있게 먹는 모습이...음식을 만든 아빠를 흐믓하게 하는군요.^^;

때론 아빠의 카메라를 향해 개구쟁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론 아주 이쁜척을 하기도 하고...ㅋㅋ

 

평소 식사시간보다 조금 빨라진것 같아요.

요즘~ 엄마와 함께 식사시간 줄이기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6살 딸의 식사시간이 워낙에 길어서 말이지요.^^;;

깻잎을 먼저 먹고 난후, 아빠와 마주 보고 앚아서 국수를 아주 신나게 먹었더니...

어느새 그릇은 밑바닥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하다 우리딸!!! ㅋㅋㅋㅋ

아이엄마도 오랜만에 빈그릇을 보이는 딸이 기특한지~

뒤에서 베시시~ 미소를 짓습니다.^^

 

딸에게서 배운 음식철학...

옛말에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라는 말이 있잖아요.ㅋ

피해가기 힘들땐~ 먼저 먹고 나중에 자신이 원하는 맛난 음식을 즐기며 먹겠다는 딸의 생각입니다.

예전같았으면 먹기 싫다고 울고 불고 했을텐데...

자신의 생각과 주변의 상황(?)을 판단하여 유리한 쪽으로 결정을 내리는 걸 보니...

어느새 이만큼 또~~ 컸구나~ 실감하는 하루였어요.^^;

 

우리딸~~~ 쵝오~~~

 

요즘은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엄마에게 이야기를 하는데...감당못할때가 종종있습니다.ㅋㅋㅋ

 

728x90
반응형
LIST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