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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한 가슴~ 지금 필요한건 뭐?

육아일기/초보아빠 : 일상

by 은벼리파파 2011. 2. 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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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하루종일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마침 비도 오고 있었던지라 더 그랬던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
자살도 아니고, 병든몸을 이끌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배고픔에 운명을 달리한...
기사를 접하면서 참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너무 배가 고프니 먹을것 좀 달라는 유언같은 메모한장이 가슴을 이리도 답답하게 할줄은 몰랐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그 드라마 같은 일이 이땅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울 따름이였지요~
그렇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퇴근길...집에 오니 딸아이가 반갑게 맞이해 주더군요.

딸아이는 엄마와 방금 목욕을 하고 나왔는지 뽀송뽀송한 얼굴에 머리결까지 윤기가 흐릅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저녁밥을 먹고...
딸아이에게 엉뚱하게도 노래좀 불러달라 부탁을 했더랬지요~^^
딸아이는 아주 흔쾌히 노래를 불러주더군요.
무슨 노래인지는 알수는 없었습니다만...아~ 한곡은 알아들었습니다. 알파벳송~
어릴때 사준 짐보리 마이크를 들고 와서는 아빠의 마음을 헤아리는듯 열심히 노래를 불러주는군요.
그러다 딸아이가 어디론가 급히 자리를 뜹니다.

"별아~ 노래하다 말고 어디가?"
"아빠~ 잠깐만~~ 우리 아기들 데리고~"

어제 우연히 발견한 추억의 인형을 가지고 오는군요.
옆에 고이 앉혀놓고는 다시 노래를 부릅니다.
정말로 알아들을 수 있는 노래는 딱 한곡이였습니다.
A~BCDEFG~HIJKLMNOP~QRS~TUV~WX~YZ~ Now~~~
마이크의 울림때문인지 다른노래들은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짐보리 마이크는 자체 울림통이 있어 건전지가 따로 필요없거든요.
라디오의 에코기능처럼 목소리가 울려서 들려요~
그래서인지 딸아이처럼 입술을 바짝 가져다 대고 소리를 내면 정확하게 들리지 않거든요~ㅋ
딸아이의 노래하는 모습에 위로를 받아며 먹먹했던 가슴을 조금 진정시켰습니다.
그래도 자꾸만 생각이 나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시간이 지나면 점점 잊혀 지겠지요?
알아들을수는 없지만 듣기 좋은 노랫소리를 들으며 먹먹해진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난데 없이 딸아이가 전화기를 꺼내어 통화를 하네요~

"여보~ 어디야?"
"어~ 언제와?"
"그래~ 알았어~ 빨리와 여보~"
"끊어 여보~"

그러고는 전화를 끊습니다. ㅡㅡ;
아이엄마가 퇴근시간 무렵 전화해서 주로 이야기 하는 내용인데요~
그모습을 기억해뒀다가 혼자서 가끔 전화놀이를 쌩뚱맞게 하곤 합니다.ㅋ
딸아이의 재롱에 위안을 듬뿍 받았지요~
엄마와 잠자리에 든 딸아이를 뒤로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버릇처럼 블로그를 살펴보고, 댓글을 달고, 인터넷 기사를 살펴보고 있었지요.
그런데....또 하나의 기사가 마음을 후벼파더군요.
한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때문에 먹먹한 가슴을 딸아이의 재롱으로 겨우겨우 진정시켜 놨는데...
이번에는 딸아이와 같은 나이...3살배기 아이의, 친부모의 구타로 인한 죽음...그리고 시신 유기까지..
가슴이 먹먹하다 못해 숨이 안쉬어 질 정도로 아프고 답답했습니다.
친자식이 아닐꺼라는 추측으로 3년내내 아빠의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리던 아이...
그러다 결국 아빠의 폭행으로 죽음에 이르고...쓰레기봉투에 담긴채 공사장에 버려져 한달여간 방치되고...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아이의 시신....
그 죽음이 너무도 억울해서 아이가 지나가던 행인을 붙잡은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그냥 여느 사건처럼 그냥 읽고 지나갔을수도 있지만...
아빠의 행동은 도저히 용서할수가 없고, 엄마의 행동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
그 기사를 몇번이고 읽고 또읽고 관련기사들까지 모조리 찾아서 읽었습니다.
기사에 달린 댓글들까지....

딸아이가 기침하는 소리만 들어도 안타깝고, 어디가 아픈것만 같아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데...
그 부모들 도저히 용서가 되질 않습니다. 더불어 아동학대를 방치한 이웃들에게도 너무 화가 납니다.

먹먹한 가슴때문에 밤새 잠을 설쳤네요.
온화한 표정으로 잠든 딸아이를 보니 더없이 감사함을 느낍니다.
딸아이가 성장할수록 나보다는 주변을 먼저 보는 눈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경험과 깨달음을 느낄수 있도록 해줘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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