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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삿날, 시어머니로 돌변한 6살 딸때문에 빵 터져~

육아일기/초보아빠 : 일상

by 은벼리파파 2012. 7. 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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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삿날, 시어머니로 돌변한 6살 딸때문에 빵 터져~

 

이틀전, 친할머니의 기제삿날이였습니다.

이사후 처음 맞는 기제삿날이라 아이엄마가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였나봐요~

그리고 결혼후 처음으로 작은고모가 참석하는 거라...더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일찍 퇴근하고 집에 오니...

엄마는 모든 음식을 준비해 놓고~ 제사준비를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6살 딸도 여 에서 한몫(?) 단단히 하고 있었구요.^^

부산에 사시는 할아버지와 충청도에 사시는 작은고모가 오고 있다는 소식에...

아이엄마의 손은 더더욱 빨라졌지요.

 

아빠는 상이며, 제기같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닦아놓은 제기를 아빠가 상에 올리기전 한번 더 닦았는데요.

슬그머니 아빠 옆으로 오는 6살 딸...

 

"아빠~ 나도 닦을래~"

"그래...닦아봐~"

 

아빠가 제기 닦는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아빠를 따라서~ 열심히 구석구석 꼼꼼하게 닦습니다.

가끔 궁굼증이 생기면 물어보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아빠~ 이건 뭐야? 밥그릇이야?"

"그거? 그건 술잔인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빠와 함께 제기를 닦으니...

그 많던 제기도 금새~ 다 닦아버렸습니다.^^

제기를 다 닦고~ 하나하나 정리하는 순간...딸아이의 잔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빠~ 이건 안닦았잖아~"

"뭐??"

"이거~~~~~"

"아~ 촛대?"

"여기~ 위에 뭐 묻었는데..."

"촛농이야~ 별이가 깨끗이 닦아봐~"

 

딸아이의 잔소리에 촛대 하나씩을 나눠들고...열심히 박박박~ 촛농들을 다 떼어내고~ 깨끗이 한번더 닦았습니다.

촛농을 비롯한 제기들을 정리하는 아빠에게 또 참견하는 딸....

 

"아빠~ 이건 내가 쌓을께~ 아빤 다른거 해~"

"응???"

"별이~ 잘 할 수 있어?"

"응~"

 

엄마가 사용하기 쉽도록...차곡차곡 제기 크기별로 정리하여~ 주방 한켠에 정리합니다.

제기 정리가 끝나고...이젠 상차림을 해야할때...

제일 먼저~ 아빠가 써놓은 지방이 담긴 위패를 모시는거 였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살금살금 제삿상으로 향하는 딸~

작년만 해도~ 음식 준비하는 엄마옆에서 서성이는게 전부였는데...

어느새 이렇게 컸나 싶군요~ 감회가 새롭습니다.ㅋ

 

"별아~ 이거 맛좀 봐봐~"

 

상차림 직전에 무침나물을 만들어야 한다던 엄마가...그제서야 시금치나물을 무쳤나봅니다.

딸에게 검사 아닌 검사를 받으려나 봐요~ㅋㅋ

딸에게 시금치나물을 한입 넣어주고는...

 

"맛이 어때? 간이 맞아?"

"응~ 맛있어~"

 

딸의 대답에 미소를 띤 엄마....

가끔씩~ 밑반찬을 만들면서~ 딸의 한마디가 무서울때가 많거든요~

음식준비를 끝낸 엄마가 차려주는 제사음식을 들고~

딸아이는 열심히 상차림을 할 수 있게 나르기 바쁩니다.

엄마는 주방에...아빠는 거실에...딸아이는 음식을 들고 왔다 갔다...ㅋ

참 이상적인(?) 제삿날 풍경이 아닐까 싶군요.ㅋㅋㅋㅋ

정신없는 아빠, 엄마를 보더니...장난기가 발동한 것인지~

음식을 들고 거실로 오던 딸이~ 아빠 앞에서 노래를 부르더군요~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응??? 생일축하라니....

천진난만하게 제사 상차림을 하면서~ 생일 축하 노래를 열심히 부르더라구요.

아직까지 제사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를 나이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일이라 생각이 됩니다.

딸아이의 엉뚱한 장난(?)에 주방에 있던 엄마도, 거실에 있던 아빠도 빵 터져 버렸어요.

 

"별아~ 오늘이 무슨날이야?"

"할머니 제삿날~"

"그런데 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그냥~ 꼭 생일같아서~"

 

ㅋㅋㅋㅋ

제삿날 풍경이 6살 딸아이의 눈에는 생일 분위기가 느껴졌나봐요~

하루종일 엄마가 음식을 만들고...아빠도 일찍 퇴근해서 오고...

온가족이 출동하여 뭔가를 준비하는 모습이...딸아이의 눈에는 아주 기분좋은 모습으로 보였나봅니다.

간혹~ 정곡을 찌르는 잔소리로 엄마, 아빠를 당황시키는 딸입니다.

할머니 제삿날~ 기분 좋은(?) 생일 축하송을 할머니께 불러드린 셈이네요.ㅋㅋ

상차림 전까지는 시어머니와 다름없이~ 주방에서 이것저것 간섭하고...

엄마가 만드는 음식에도 참견했는데...

천진난만한 생일축하송때문에~ 한바탕 웃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신지도 벌써 15년이란 세월이 흘렀군요.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고,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생기니...돌아가신 어머니가 종종 생각날때가 있습니다.

때론, 어머니께서 살아계셨으면 손녀의 재롱에...얼마나 좋아하실까...생각도 해보구요~^^

 

올해는 6살 딸의 간섭(?)에 가족 모두가 제사를 준비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ㅋㅋ

 

딸~ 그래도 할머니 제삿날, 생일축하송은 좀 그렇다...그치?

다음엔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뽕짝 트로트로 부탁해~~~ㅋㅋㅋ

 

 

<다음뷰 베스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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