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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날의 추억 한장, 봉숭아 물들이기

육아일기/초보아빠 : 일상

by 은벼리파파 2011. 8. 16.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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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날의 추억 한장~ 봉숭아 물들이기

정말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는군요.^^
그간 출장에 회사일에...평일엔 늘~ 늦고...주말엔 잠만 자기 바빠서 딸아이랑 놀아주지도 못했는데...
이번 연휴에는 그나마 딸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여유를 억지로라도 만들어서 인지...한결 마음이 가볍습니다.
6월 이전 같았으면...아빠와 했을법한 놀이들을 요즘은 엄마와 자주 하는거 같더라구요.
그리고 엄마와 함께일때만 놀 수 있는(?) 그런 놀이들도 보이구요.ㅋ

할아버지 생신날 즈음하여 고모네랑 어울려 외식을 했더랬지요.
워낙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라...오픈시간에 맞춰 식당을 찾았습니다.
운이 좋은건지...좋은자리에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왔는데요.
맛집블로그 흉내를 내보려 해도~ 워낙에 재주가 없어서...^^;;;
식사를 마치고 식당소유의 화원을 둘러보고 나오는데...아이엄마가 잔뜩 긴장한 표정이더군요.
이유를 들어보니...봉숭아 꽃잎과 잎들을 몰래 따느라 그랬다는군요..ㅋ
엄마의 과감한(?) 용기 덕분에 딸아이의 손톱에는 고운 주황빛 물이 들어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고모, 고모부 앞에서 부끄러운지 말한마디 않던 딸아이는...
사촌오빠가 사준 팔찌를 하고서야 생글생글 웃으며 조잘조잘 말을 잘하더라구요.
벌써부터 이런데, 이사후에는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도 털털한 부산아가씨에서 새침한 서울 깍쟁이로 변할지도....^^;;

엄마가 따온 봉숭아는 그날밤 딸아이의 손톱위에서 그 빛을 발했습니다.
아무런 첨가물도 넣지 않고...오로지 봉숭아 꽃잎과 푸른 잎으로만 곱게 찧었습니다.
백반이나 기타 다른 첨가물을 넣으면...색이야 진하게 나오겠지만...아무래도 어린 아이손톱에 하는게 걸리더라구요.

엄마와 함께 신나게, 재미나게 손톱위에 붕숭아를 올리고 비닐로 감아두고 잠을 잤는데...
두어시간이 지난후에 손이 아프다며 울어버린 딸아이~
아마...묶어둔 고무줄때문에 손가락이 아팠나봅니다.
두어시간만에 풀어버린 바람에 봉숭아 물이 아주 자연스럽게...고급(?)스럽게 들었네요.^^

아침에 일찍 출근을 하고서...그날 저녁은 조금 일찍 퇴근을 했었는데...
9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딸이...그날따라 아빠를 기다린 것인지...잠을 자지 않고 있더라구요.
아빠가 퇴근하는 소리에 작은방에 누워있다가 거실로 후다닥 뛰어나옵니다.

"별이 안잤어?"
"잠이 안와서~~~"
"그랬구나~ 별이 잠들기전에 얼굴보니까 아빠가 기분이 좋은데?"
"나도 아빠보니까 기분이 좋아~"

그러면서 은근히 물들인 손톱을 자랑합니다.

"이거 누가 해줬어?"
"엄마가~"
"예쁘네~ 첫눈 올때까지 없어지지 말아야 하는데~"
"응???"

아직 5살 딸이 이해하기에는 힘든 이야기인것 같아 그냥 웃고 말았어요.
뜨거운 여름날 곱게 물들인 손톱이 첫눈이 내리는 날까지 없어지지 않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근거없는 이야기...
어릴때 자주 듣던 이야기인데...딸아이 손톱을 보니 갑자기 생각이 나서요~ㅋ

딸아이가 잠들때까지 옆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더랬습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편안하게 잠든 딸아이를 보며...
저 역시도 그날밤은 참으로 편안했었지요.
8월도 어느새 중반을 넘어서는군요.
돌이켜 보면 참 열심히도 달려온 2011년도 상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딸아이는 새로운 유치원 적응하느라...아빠는 회사일로 출장생활하느라...엄마는 이사때문에 이것저것 신경쓰랴~
세월이 흘러도 2011년 뜨거운 여름날은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엄마와 함께 한 소중한 추억~
뜨거운 여름날~ 잔뜩 긴장한 얼굴로 몰래 따온 봉숭아 꽃잎과 푸른 잎사귀....
올해가 지나고 내년에 또 봉숭아 물을 들일때면 또 다른 느낌이겠지요?

부산에서의 마지막 여름....
뜨거운 여름날 추억을 한장 한장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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