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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딸이 예쁘게 보이고 싶었던 상대를 알고 나서 빵터진 이유~

육아일기/초보아빠 : 일상

by 은벼리파파 2012. 9. 7.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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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딸이 예쁘게 보이고 싶었던 상대를 알고 나서 빵터진 이유~!

 

어제는 날씨가 참으로 청명했지요?

낮의 햇살이 아직까지는 조금 따갑긴 했지만, 맑고 푸른 하늘하며 때때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다시 한번 말해 주는듯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또한번의 힐링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바로 은벼리 외할머니, 저의 장모님의 49제였거든요.

슬픔보다는 고인의 명복을 빌고 또 빌어주는...

그리고 이제 마음의 짐까지 다 내려놓는 그런 시간이였던것 같아요.

 

북한산 아래의 어느 한적한 절에서 49제를 모신 관계로...

아침에 조금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그래도 출근시간과 겹쳐서 인지 차가 조금 막히더라구요.^^

시각에 늦지 않게 도착은 했습니다만...숨 돌릴틈도 없이~ 49제가 바로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뵙는 장모님의 영정사진...

사진속 모습은 여전하신데...되려~ 장례식때보다 더 실감이 나지 않는 느낌이였어요.

잠시잠깐의 눈맞춤을 뒤로 하고...장장 2시간 30분동안의 49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을 따라 절도 하고...불경도 외우고....또 절을 하고....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어도...등뒤로 불어오는 시원한 가을바람이 금새 땀을 식혀주었습니다.

6살 딸과 아이엄마는 절을 하지는 못하고...한켠에서 합장을 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고 또 빌었지요.

시원한 바람과 함께 간간히 들리는 사람들의 속삭임만이 들릴뿐입니다.

어느덧 49제의 마지막 의식이 끝이나고...

영정사진과 함께 스님을 따라 나선 곳...옷과 함께 마지막 사진을 태우는 곳...바로 그곳이였어요.

아버님을 시작으로 모든 자식들이 마지막 절을 올리는 곳...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에 아이엄마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습니다.

어느새 모든 자식들의 마지막 인사가 끝이나고...

마지막 가시는 길을 다 같이 배웅해 봅니다.

옷과 함께 영정사진이 소각되어지고...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소각장 지붕위로 한줄이 연기만이 자식들의 마음을 위로하는듯 합니다.

마치 마지막으로 가시기 전, 모두 다 잘될꺼라고 자식들의 마음을 토닥이는 것처럼....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라고...그곳에선 더 이상 아프시지 마시라고 빌고 또 비는 자식들의 마음처럼...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는...그런 시간이였던것 같아요.

옷과 사진이 마지막 한줌 재가 될때까지...그곳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외삼촌, 이모들과 함께 소각장 근처~ 큰 나무밑에 있던 6살 딸....

그제서야 딸아이도 아빠눈에 들어오더라구요.^^

 

49제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사진기를 꺼내어들 엄두조차 못냈고....

소각을 하는 동안에도 한장이라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통에...^^;;

전날 부산으로 당일출장을 다녀온 터라~ 아침에도 비몽사몽간에 절을 찾았거든요.

딸아이의 왕관 머리띠가 그제서야 눈에 띈것입니다.

아빠다리에 매달려 자기좀 봐달라는 듯...ㅋㅋ

번쩍번쩍한 왕관 머리띠.... ㅡ,.ㅜ

이젠 어느정도 컸고 하니...외출시에는 가급적~ 너무 유아틱한건 자제를 시키고 싶었는데...

아직 아이는 아이인가 봅니다.^^;;

 

"별이~ 왕관 머리띠 하고 왔네?"

"응~~"

 

아빠의 물음에 시크하게 대답만 하고는 여전히 아빠 다리를 붙잡고 맴돌기만...^^;;

뭔가 할말이 있어 보이는 듯한 6살 딸...

 

"별아~ 그런데 왜 왕관 머리띠 하고 왔어? 다른 예쁜 머리띠도 많은데..."

"그냥~~~"

 

또 다시 시크하게 대답해 버리는 딸...

그렇게 잠시잠깐의 딸과의 대화를 끝내고 절의 공양실로 가서...늦은 점심을 먹고 큰 외삼촌네로 향했습니다.

오랜만에 다들 모여서인지...여전히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야기꽃을 피웠고...

6살 딸은 그제서야 번쩍번쩍 빛나는 왕관 머리띠를 벗어 놓더군요.

머리띠를 하고 간 이유~~ 아빠는 대충 알것 같기에...또한번 물어봤어요.ㅋㅋ

 

"별아~ 이제 머리띠 안할꺼야?"

"응~"

"그런데 왜 오늘 왕관 머리띠 하고 왔어?"

"그거는~~~ 절에 예쁜 노란색 공주님이 있잖아~"

"아~ 아까 그 부처님?"

"응~~ 그래서 왕관 머리띠 했어~"

 

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예전에 외갓집 바로 옆~ 조그만 절에 막내 이모부와 산책을 나갔다가 부처님을 보고 한눈에 뽕 갔었던 딸인데요.

부처님의 인자한 모습과 황금색의 모습...그리고 머리에 뭔가를 쓰고 계신것이 왕관 같았던 모양이예요.

그 후로 항상 노란공주님이라고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절에 간다는 사실을 알고~ 부처님께 예뻐보이고 싶었던 것인지...

아님 부처님보다 더 예뻐보이려 한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부처님을 의식해서 왕관 머리띠를 한것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인것 같아요.ㅋㅋ

 

점점 여시가 되어가는 6살 딸입니다.

들어는 보셨어요? 경상도 여시 가시내~~~ㅋㅋㅋ

 

장모님이 돌아가신지 오늘로 딱 50일째로 되는군요.

부디 좋은곳으로 가셨길 빌고 또 빌면서...그곳에서는 아프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6살 딸의 엉뚱한 맞짱(?) 덕분에 몸도 마음도 홀가분했던 하루였습니다.

 

때론 무뚝뚝해도 여전히 아빠에겐 경상도 여시 가시내가 최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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