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채소와 누룽지로 뚝딱!" 사랑니 뽑은 딸을 위해 아빠가 만든 고소하고 부드러운 '누룽지 영양 계란죽'~!
날씨가 참 좋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딸아이의 치과 치료가 끝이 났어요.
가장 마지막으로 사랑니 발치까지 마쳤습니다.
다만, 발치 후 밀려오는 고통 때문에 딸아이가 힘들어하네요.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거즈를 물고 얼음찜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식사 때가 되어 죽을 주문 하려 했더니,
평소 죽을 싫어하는 딸아이의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요.
그런데 딸아이가 아빠가 만든 계란죽이 먹고 싶다고 하네요.
이전 사랑니 발치 후 남은 찬밥으로 계란죽을 끓여줬던 적이 있었습니다.
딸아이의 주문은 '그냥 계란만 들어간 심플한 죽'이었지만, 아빠 마음이 어디 그러나요?
영양가를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 냉장고 속 자투리 재료들을 모아
아빠표 특제 '누룽지 계란 두부죽'을 완성해 보았습니다.
재료 : 찬밥 + 누룽지, 달걀, 자투리 채소(브로콜리, 당근), 연두부
혼쯔유, 소금, 참기름, 참깨, 김가루

가장 먼저 냄비에 물을 붓고 구수한 누룽지를 넣어 푹 끓여주니다.
일반 밥만 넣어 끓이는 것보다 누룽지를 추가하면
누룽지 특유의 구수함이 배어 나와 훨씬 맛있어지는 것 같아요.
누룽지가 끓기 시작하면 찬밥을 넣어 다시 한번 끓여 줍니다.

누룽지가 끓는 동안, 이가 아픈 딸아이가 부드럽게 넘길 수 있도록
브로콜리와 당근을 푸드 포로세스로 곱게 다져 준비합니다.
채소 다지는 광경을 목격한 딸아이가,
"난 채소를 빼줘" 한마디를 하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ㅡㅡ;;



누룽지가 부드럽게 퍼지며 뽀얀 국물이 우러나올 때쯤,
딸아이용 누룽지를 따로 덜어내고,
다져둔 브로콜리와 당근을 아낌없이 넣어줍니다.
초록색과 주황색이 더해지니 색감부터 벌써 맛있어지네요.


이어서 사랑니 발치 후 최고의 단백질 공급원이 되어줄
'연두부'를 큼직하게 숟가락으로 떠 넣었습니다.
일반 두부보다 훨씬 부드러워서 씹을 필요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신의 한 수 재료입니다.



곱게 풀어둔 달걀 2알을 냄비 가장자리에 살짝 두르듯 부어줍니다.
달걀이 몽글몽글하게 익어가며 죽의 농도가 아주 부드러워집니다.

여기서 맛의 핵심! 밍밍할 수 있는 죽에
일본식 맛간장인 '혼쯔유'를 살짝 넣어 감칠맛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쯔유 특유의 가쓰오부시 풍미가 은은하게 퍼지면서
전문점 부럽지 않은 고급스러운 향이 확 올라옵니다.
부족한 간은 깔끔하게 소금으로 톡톡 맞춰주면 끝!

그릇에 정성스럽게 담아내고,
고소함을 극대화해 줄 참기름과 김가루,참깨를
솔솔 뿌려 딸아이 앞에 대령했습니다.




숟가락을 크게 떠서 한입 먹어보니,
일반 쌀죽에서는 느낄 수 없는 누룽지 고유의
깊고 구수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뒤이어 혼쯔유가 만들어낸 은은하고 달콤 짭조름한 감칠맛이
부드러운 달걀, 몽글몽글한 연두부와 완벽하게 어우러집니다.
잘게 다진 당근과 브로콜리는 거슬리는 느낌 전혀 없이
아주 기분 좋게 씹히고, 전체적으로 질감이 벨벳처럼 부드러워
사랑니 때문에 부어오른 잇몸에도 전혀 자극을 주지 않는
완벽한 '환자식'이 되었습니다.




죽 싫어한다던 딸아이가 한 그릇을 부드럽게 뚝딱 비워내더니,
"역시 아빠가 만든 게 제일 맛있어"라며 엄지를 치켜세워 줍니다.
이 맛에 귀찮아도 주방에 서게 되는 것 같네요.
(다음에는 채소도 좀 먹자~~ㅋ)

집에 사랑니를 뽑았거나, 몸살로 입맛이 없는 가족이 있다면
냉장고 속 자투리 재료와 누룽지로 만드는
'아빠표 감칠맛 계란죽'에 도전해 보세요.
약보다 더 강력한 사랑의 효능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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