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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의 장례식....그리고 힐링의 시간~

일상다반사/삶, 그리고...

by 은벼리파파 2012. 7. 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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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의 장례식....그리고 힐링의 시간~

 

 참 많이 더웠던 주말이였습니다.
더불어 뜨거운 눈물 한줄기를 통해 마음의 치유가 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여느때와 다름없이 퇴근하고...여유로운 저녁시간을 즐기던 때...
아이엄마와 낮에 휴대전화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만...
6살 딸도 방학을 했고, 주말에 장모님,장인어른과 함께 보내고 싶다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런 이야기를 나누던 그날~ 그날 밤...
장모님께서 위독하시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

 

울먹이는 아이엄마와 잠든 딸을 차에 태우고 서울 큰처남댁으로 향하고...
서울로 가는 차안에서 결려온 한통의 전화~
 

 

"우리 막내~ 애 많이 썼다~" 

 

바로 은벼리 큰이모의 전화였던 것이였지요.
운전하는 내내 그간의 장모님 모습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아이엄마는 8남매의 막내입니다.
인천으로 이사오기전에는 자주 찾아 뵙지도 못했고, 막내딸네에 자주 오시지도 못했었는데...
이사후 무엇보다 좋았던건...장모님,장인어른을 비롯하여 처가 식구들을 자주 뵐수 있었던 점이였던것 같아요.
아이엄마도 언니들을 자주 볼 수 있어서 좋아했던것 같구요.
3년전 위암 수술을 받으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식사조절도 잘 하셔서 완쾌되신줄 알았는데...
지난 1월 재발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늘 웃으시며 치료도 받으시고...잘 지내셨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힘이 드셨나봐요~
그렇게 장모님은 저희곁을 떠나셨어요.

몸이 아프셔도 늘~ 웃으시는 얼굴로 맞이해 주시던 장모님..

 

지난 금요일 밤...급히 연락을 받고 큰처남댁에 도착을 하니...
아주 평온한 잠든 모습으로 누워 계셨습니다.
아이엄마의 절규가 이어지고...잠에서 깬 6살 딸도...외할머니곁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렸습니다.
임종을 지켜보지 못한 죄송함...
속속~ 자식들이 도착을 하고...새벽 1시가 넘어서야 병원으로 모셨어요.
아직도 잘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만...
어떻게 장례를 치뤘는지...어떻게 그 짧은 시간을 보냈는지...잘 모르겠습니다.

상복으로 갈아입고, 손님맞을 준비를 하고...근조화가 속속 도착하고...
모든것이 영화속에서나 보던 한장면 같았어요.


16년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때와는 또다른 느낌입니다.
어머니께서도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시다 돌아가셨거든요.
그때는 어린나이였던지라...집안 어르신들이 시키는대로 멍한 상태로 장례를 치뤘던것 같아요.
그리고 곧바로 군입대를 하고....
군입대 후에 우연하게 보게되었던 영화....안성기 주연의 [축제]...
그 영화를 보면서 많이 공감했었더랬습니다.^^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것 처럼...우리네의 장례문화는 축제와 가깝다는 생각이 드는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손님을 맞고...손님과 함께 고인의 살아생전 모습을 기억하고..추억하고...
자식들이 한자리에 모여...그간 말할 수 없었던 속사정을 이야기하고...
죄송해서 핑계조차도 하지 못했던...속깊은 이야기들을 고인앞에서 울부짖으며 다 토해내는 시간...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그렇게 장례식은 끝이 났습니다.

 

장례식장을 떠나~ 장지로 내려와 탈관을 하고...살아생전 장모님께서 생활하시던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파트 1창 화단 한켠에 초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상추가 눈에 띄였습니다.
알고 보니...장모님께서 아프신 몸을 이끌고...가꾸어 놓으신 텃밭이셨던 것이지요.
상추, 쪽파, 고추까지....

장모님께서 손수 가꾸어 놓으신 상추를 장례기간 내내 따다 먹었습니다.
농약한번 치지 않은 무공해 상추, 고추를 먹으며...또한번 고인을 생각할 수 있었어요.

장례 마지막말~ 뜨거운 햇볕아래서 정성스레 제사상을 차려 삼오제를 지냈습니다.
이제는 무거운 마음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시간...
햇볕이 뜨거워도...맑은 하늘과~ 푸른 나무가 어우러진 광경 만큼이나

자식들 가슴엔 조금씩...응어리가 풀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소 못다한 이야기들을 장모님 산소앞에서 울분과 함께 다 토해내고...

서로를 너무나 잘 알기에...그렇기에 말할 수 없었던 서운함들도 다~ 훌훌 털어버렸던 시간...

고인이 되신 장모님께서 이 모든 마음의 짐을 다 떠안고 가신듯 합니다.

 

헤어지기가 못내 아쉬워~ 각자 집으로 가는 순간까지 아쉬웠던...

앞으로는 자주 모이고, 자주 이야기하고, 자주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다가오는 주말~ 홀로 계신 장인어른의 생신이십니다.

생신날~ 또한번 온가족이 모여~ 돌아가신 장모님을 기리며 이야기꽃을 피우겠지요?...^^

 

장모님..이제 더 이상 아파하지 마시고...그곳에서 편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무뚝뚝한 막내사위 마음까지도 헤아려 주셨던....

그 온화한 미소 잊지 않겠습니다.

 

장모님 사랑합니다.!

 

 

 

주인없는 블로그에 꾸준히 방문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내일부터는 매일매일 꾸준히 육아이야기를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장례가 끝나자 마자 부산으로 출장을 와서...조금 정신이 없네요.

곧~ 점심시간이니...식사 맛나게들 하시고...무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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